나는 심한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있었다. 허무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우울과 공허에서 나를 건져 올려 준 것은 요가였다.
친구가 요가원에서 진행하는 요가행사에 같이 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진행표를 보니 소정의 참가비를 내면, 기념품과 4시간 정도의 야외 단체 요가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햇살이 뜨거운 여름에, 야외 잔디밭에서, 몇 시간 동안 요가수업이라...
당일날까지 많이 망설여졌다.
하지만 이미 한 약속을 어기기 싫어서 아침 일찍 행사장으로 향했다.
강둔치에는 작은 플리마켓이 열리고 있었고
넓은 잔디밭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둥근 대형으로 요가매트를 펼치기 시작했다.
다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자기 자신을 아끼며, 내면을 가꾸는 사람들이란 게 느껴졌다.
수업자체는 걱정한 만큼 힘들지 않았지만 역시나 뜨거운 여름 햇볕이 참가자들을 시험에 들게 했다.
그러나 그 덕분에 이따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더욱 선명히 느낄 수 있었고
내가 여름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을, 현재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미 나는 내 발로, 내 힘으로 이 땅 위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온힘을 다해 서 있었음을...
요가라는 운동이 제법 나와 주파수가 맞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셨던 원장님의 수업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도 흘려버렸다.
내 세상은 어느새 색채를 잃어버렸다.
알록달록하고 다채롭던 나의 세상은 이제 다시는 느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고 버티고 뻗으며 나의 존재를 느끼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느끼고 세상의 감각을 느꼈다.
그 이후로 나는 영혼의 힘을 되찾은 듯,
지금까지 미루어 뒀던 일들을 하나씩 해내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히 수업을 통해 무언가를 다시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친구도, 세상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 나는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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