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취준생 일기]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728x90
반응형

5개월간의 국비지원수업을 들으며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2023년 하반기를 보냈다.

그리고 어느덧 취준생의 신분으로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개월차, 자신만만 취준생

갓 배움을 마무리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던 1월의 나는 '자신만만'했다.

학원 강사님으로부터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고

취업도 잘 할 것이라는 격려를 여러번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배우는 직무에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정체되어있던 답답한 내 인생에

인생의 또다른 가능성이 보인다는 희망감이 

나의 도파민(?)을 마구 분출시켰던 것이다. 

 

단, 

내가 희망하는 직군인 웹디자이너/웹퍼블리셔의 채용시기는 3월부터 였기에

채용이 적은 1월-2월에는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거나, 자격등을 준비하는 등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준비해도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욕심을 버리고

면접의 경험을 쌓기 위해, 모집공고가 떠있는 기업에 이력서를 마구 뿌려댔다.

 

물론 나름의 기준으로..아래와 같은 기업은 사전에 걸렀다

  • 5인 미만 사업장
  • 잡플 1점대 사업장
  • 퇴사율이 50% 이상인 사업장
  • 임금체불, 국민연금/사대보험 체불의 내역이 있는 사업장
  • 가족회사 (특히 부부가 운영하는 회사)

50~60군데 지원후 5곳 에서 연락이 왔고,

실제로 면접은 본 것은 3곳 정도였다. 

 

첫번째 면접 본 곳은 직무도, 복지도, 체계도 좋았으나 출퇴근 거리가 왕복 3시간을 초과하는 위치여서 아쉽게도 포기했다.

두번째 면접 본 곳은 투자회사였는데 집과 위치는 가까웠으나, 업무가 단순 포토샵 작업이라 웹이다이너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

세번째 회사는 집과 무려 30분 이내의  단거리였으나,

주1회 무조건 야근(일이없어도), 월1회 무조건 토요일 출근, 퇴근시간은 18시이지만 매일 30분 정도의 업무보고를 하고 집에가 가야한다는 어려가지 이상한 룰이 있었고, 나의 전공과 경력과 관련된 디자인 역량이 필요한 업무를 많이 요구하면서도 네가 배우고싶은 '퍼블리싱'을 회사에서 가르쳐주니 '신입'의 조건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깔끔히 마음을 접었다. (사실 면접하면서도 자꾸 사람이 말을 하는데 끊고 다음 질문을 던지는 데서 참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면접은 보지않은 나머지 2곳은 면접을 볼 가치가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후기에.. 면접포기의사를 밝혔다.

 

그렇게 1개월을 보내고 깨달은 것은

 

 

서울은 일자리가 많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많다는 뜻은 아니었다.

회사가 많은 만큼 지뢰(블랙기업)도 더 많은 것이다.

 

현실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서울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남아있었나 보다.

그래도 전에 다녔던 회사보다는 낫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최악인 회사도 세상에는...많았던 거다....

 

불현듯

박봉중의 박봉이었지만  월급 하나는 한번도 안 밀리고 꼬박꼬박 줬던

전 직장은 그나마 양심적이었구나 싶다.

회사가 어려울 때에도 빚을 내서라도 직원들 월급은 줬으니까.

그건 당연한 것이지만.. 그 당연한 것을 모르는 기업이 생각보다 많기에...

 

 

면접이 입사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직접 회사에 가보아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고, 분위기도 파악하게 되기에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되었다 생각한다.

면접을 보면서 웹디자인 기능사 필기에 합격했고, 실기시험도 준비중이다.

 

1월을 바쁘고 정신없이 보낸터라,

2월부터는 조금 지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 보완에 좀 더 힘을 쓰려한다.

그 계획은...  (J라 리스트 만드는 것을 좋아함)

 1. 포폴사이트를 하나 더 만든다. 

 2. 기존 포폴작품에 서브페이지를 추가한다.

 3. Udemy 강의를 통해 추가적인 스킬을 배워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수료증이 나온다. 무엇을 공부하든 그 기록이 증빙되는 쪽으로 하는것이 더 좋다는 것을.. 이력서를 쓰며 뼈져리게 느꼈다.. 독학한것은 아무런 자료도 남지 않아...)

 

2월부터는 더욱 신중하게 지원서를 넣고있는데 아무래도 연락이 잘 오질 않는다.

그래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는게 느껴지고, 우울감이 밀려고와 체력도 바닥 치는것을 느낀다.

이외에도 생활비, 세금, 집안 문제 등 각종 스트레스가 몰려왔고

자꾸만 잘해내야 하는 일들이 쌓이기만 하는 현실에

결국, 늦은 밤 차라리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울먹이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1.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명상/러닝을 한다.

 2.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3. 정신과상담을 받는다.

 

거창한 것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말고, 일단 하자는 자세로 임한다.

조금씩이라고 꾸준히, 그것이 나의 목표다.

 

 

나는 나를 믿는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화이팅! 모두 잘 될거야.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728x90
반응형